12월이 되면 바쁩니다.
건강검진이 막바지에 다다랐기 때문인데요.
여하간 오늘 비수면 위내시경의 고통과 구역질, 눈물의 범벅쇼를 펼쳤습니다.
다시는 안 하고 싶은 경험이었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저녁 시간에도 위내시경한 고통이 있네요.
레알 후기를 남겨봅니다.
위내시경을 받기 위하여 방문한 사랑의 병원
안산에 있는 사랑의 병원입니다.
본관은 앞에 있고 건강검진은 뒤쪽 별관에서 진행을 합니다.
지에서 여기가 제일 가까워서 방문하였습니다.
시간은 오전 9시 정도에 방문하였는데, 사람이 많더군요.
역시 12월에는 건강검진자가 넘쳐납니다.
접수하고 기다립니다.
위내시경 차례는 제일 마지막 관문에 있습니다.
마지막 보스인가?
나머지 피 뽑고, 소변검사하고, 청력, 시력, 키와 몸무게 등등 다 간단하게 끝납니다.
단지 오래 걸리는 게 있다면 역시 위내시경인데요.
위내시경 줄이 긴 이유
여기서만 30분 이상 걸렸습니다.
오전인데도 사람이 많았습니다.
다 관문을 통과하고 여기가 제일 많은 이유는, 수면 마취 이후 휴식 시간 때문이라고 합니다.
즉 바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수면 위내시경 이후에 졸리니까 여기서 깨는 시간까지 기다리는 거죠.
물론 중간에 깨우기는 한다고 하는데, 저라면 오래 못 잘듯하네요.
위내시경을 비수면으로 진행합니다.
상담을 먼저 진행합니다. 상담하면서 무슨 길쭉한 스틱을 주면서 마시라고 하는데, 뭔지 잘 기억이 안 나네요.
그냥 먹었는데, 달짝지근했던 거 같아요.
위내시경을 할 때에 수면으로 할지 아닐지를 상담합니다.
이때 치아 상태를 물어보게 되는데요.
앞에 송곳니까지 치아 교정이나 틀니 또는 치아 치료 중이거나 약할 경우에 병원에서는 거부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고 하겠다고 하면 또 다른 동의서를 줍니다.
즉, 병원은 수면 내시경을 하는 동안 일어나는 치아에 관련된 사고는 어떤 것도 책임지지 않겠다는 다짐서를 받는데요.
여기서 살짝 고민되었습니다.
저는 앞니가 레진으로 때워놨기 때문에 음식도 앞니로 끊지 못하고 살아가는데요.
-비용도 있지만, 치아 삭제가 많아서 그냥 두고 사는 중
진료 상담하시는 분이 이야기하시길 '책임을 내가 다 지면' 가능하다고 합니다.
그냥 수면으로 할까?
했지만, 의식이 있는 상황에서 내시경을 하면 이를 꽉 다물지 않을 수 있으니 비수면을 권면하더군요.
이때 그냥 수면으로 한다고 할걸....
헬게이트가 열립니다.
위내시경은 20년 전에 해봤습니다.
그때에는 젊음이라는 객기로 그리고 돈이 아깝다는 이유로 비수면을 했었죠.
그 이후로는 위내시경을 받은 적이 없으니 지금이 두 번째네요.
일생에 두 번의 위내시경이 모두 비수면이니 아주 감동적입니다.
여기 병실이 여러 개인데, 전부 전문적으로 위내시경하는 공간입니다.
안에 들어가서 누우라고 합니다.
왼쪽으로 돌아눕고 침대 벽 쪽으로 최대한 붙여서 누워있으라고 합니다.
누우면서 생년월일과 이름을 묻습니다.
왜 물어보지?
내가 정신이 있는지 확인하는 건가?라고 생각하였지만, 정확한 치료를 위해서 재검하는 과정이었네요.
마우스 피스 같이 생긴 것에 붕대를 감습니다.
입에 잘 물고 있기 위해서 저렇게 감아두었네요.
입에 살짝 물고 있으라고 합니다.
앞니가 약하다고 하니 살살 물라고 하네요.
그리고 베라카인이라는 작은 스프레이가 있는데 마취제라고 합니다.
구강 마취제라고 하여 의사가 들어오기 직전에 뿌려준다고 합니다.
(생각해 보니 좀 일찍 뿌려서 마취가 되었어야 했는데, 잘 안된 거 같네요.)
처음에 한번 마신 것과 지금 목에 뿌린 것, 총 두 번 목에 작업을 해둡니다.
이후 의사가 들어옵니다.
제가 눈을 뜨고 있는 것을 보더니 약간 흠칫합니다.
놀랐겠죠.
아마 대부분 수면 내시경을 하니까 당연히 자고 있을 줄 알았겠죠.
그런데 눈을 뜬 체,
두려운 사슴의 눈망울 마냥 옆으로 누워서 의사를 보고 있으니 놀랐을만합니다.
하지만 이내 목을 가다듬고 저에게 이야기합니다.
'숨을 잘 쉬시면 2~3분 안에 끝납니다.'
이미 숨은 잘 쉬고 있습니다.
목에 엄청 쑤셔 넣을 텐데 이걸 견디는 게 쉽지 않죠.
옆에 간호사가 이야기합니다.
'숨 잘 쉬시면 돼요. '
아니 나 이미 잘 쉬고 있다고...
목에 넣기 시작합니다. 그 기다란 촉수를...
넣기 시작하면서부터 토악질, 구역질, 기침과 눈물이 쏟아집니다.
간호사가 이야기합니다.
'선생님 이러시면 곤란해요.'
목과 몸을 최대한 일자로 위치하려고 하는데, 엄청 구역질이 나옵니다.
의사는 집어넣으면서부터 다 끝나간다고 합니다.
눈물 납니다.
기침 나오고 구역질 나오는데 참아야 합니다.
비수면 위내시경 안 아프게 검사하는 법은?
호흡을 길게 하라고 합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뱉고를 길게 하라고 합니다.
숨을 마시는 것보다 내뱉는 것을 천천히 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확실히 이게 견디는 방법 같아요.
처음에 의사가 관을 집어넣을 때 기도를 여기저기 치면서 들어가다가 보니 구역질이 자동반사로 나왔나 봅니다.
이후 뱃속으로 쭈우우욱 집어넣어서 휘젓는 게 느껴집니다.
발로 탁탁하면서 사진 찍는 것도 느껴지고요.
뱃속이 더부륵하니 아주 불쾌합니다.
제 눈에서는 눈물이 하염없이 흐릅니다. 와.. 씨..
돌아누워서 구역질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상상하니 기분이 안 좋더군요.
추악한 나의 육체 같으니...
언제 끝나나 하면서 눈을 감습니다.
선생님 이러시면 곤란해요를 연달아 듣습니다.
아니 그럼 어쩌라고...
기침이 나오고 구역질이 나오는데 그냥 참으라는 게.
요령을 알려주던가..
목이 얼얼하고 속이 울컥울컥 해질 때 즈음에 끝납니다.
몸을 일으켜 세우고 휴지로 눈물을 닦는데 이미 아무도 없습니다.
어느새 의사와 간호사는 나갔네요. 수고했다는 말도 없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서 갔습니다.
마치 현타가 왔을 때에 휴지로 닦는 느낌처럼 천천히 신발을 신고 나갑니다.
기분이 별로 안 좋아요.
비수면 위내시경 고통의 후기
아픈 것도 아픈 것이지만 현타가 옵니다.
인간의 존엄성이란 무엇인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헛구역질하면서 이게 진정 나의 모습인가 라는 생각도 듭니다.
눈물을 닦고 콧물과 침을 닦으면서 나라는 인간 더럽다는 현타가 옵니다.
목이 얼얼합니다.
처음에 구강 마취제를 뿌렸다고 했는데, 전혀 소용이 없네요.
오히려 다하고 난 뒤에 마취가 되는 느낌입니다.
진작에 해줄 것이지..
이게 건강검진센터에서 1년 1회 하는 내용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니 자연히 여기 일하는 분들도 기계적으로 움직이고 행동할 뿐이겠죠.
비단 저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을 상대해야 하고 검진해야 하는 이들이 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하간 유쾌한 경험이 아니었네요.
끝나고 국밥으로 속을 달래줍니다.
양평해장국에서 천엽 해장국 먹습니다.
최소 10시간 이상 금식
지난밤부터 금식을 해서 뱃속에서 배고프다고 합니다.
오전 9시 정도에 시작한 검진은 마지막 위내시경을 끝으로 11시 전에 끝났습니다.
제일 오래 걸린 시간이 위내시경이었네요.
다음에 할 때에는 되도록 수면내시경을 하고자 합니다.
힘들었어요.
2024년 12월 수면 내시경 비용
수면내시경 비용은 7만 원이었는데, 7만 원 아꼈다고 생각합니다.
그 돈으로 그냥 맛있는 거 사 먹어야겠네요.
아프지 말고 삽시다.